역설과 돌봄
2015.02.12 1182 관리자
인간은 역설적인 존재라고 할 수가 있습니다. 인간은 흙으로 지음 받았기에 언젠가는 흙으로 돌아가야 할 연약하며 제한된 존재이면서도, 하나님의 형상으로 지음 받았기에 그 속에는 다른 창조물들이 지니고 있지 않은 힘과 능력을 가진 위대한 존재이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인간 속에는 신적인 영감과 함께 인간적인 한계가 함께 거하며 서로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충돌하기도 하면서 역설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입니다. 인간이 사는 곳은 어디에나 역설이 있겠지만 아마 역설을 경험할 수 있는 가장 빈번한 공간은 병원일 것입니다.
병원은 상반된 두 세계가 만나는 곳입니다 - 환자가 되면 어쩔 수 없이 서로 상반된 두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1. 위험과 기회의 두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 환자가 된다는 것은 위험한 순간에 직면하였다는 것입니다. 일상적인 삶의 균형이 깨어지기 시작하고, 삶의 연속성이 도전을 받게 되며, 익숙했던 일상의 생활이 낯설게 여겨지는 것을 경험하게 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 갑작스럽게 찾아온 변화는 새로운 기회의 문을 향하게 합니다. 위험과 기회가 함께 공존하는 “위기”라는 옷을 환자는 입고 사는 것입니다.
2. 경이로움과 한계의 두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 환자는 첨단 의료시설을 통해 몸의 구석구석을 진단하고, 약물을 섭취하고, 수술을 하면서 과학이 주는 경이로움을 경험하며 병원의 기술력에 무한한 감탄을 보냅니다. 그런가 하면 어떠한 과학적인 치료에도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하는 한계에 부딪치면서 병원의 기술력이 무한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절망하기도 합니다.
3. 신앙과 불신앙의 두 세계를 만나게 됩니다 - 환자는 그 어느 때보다 희망을 필요로 하며 간절한 기도를 드리면서 초월적인 힘을 사모하게 됩니다. 신기하게도 기도가 응답되고, 초월적인 힘이 역사하는 것을 치료를 통해 경험하면서 신앙의 세계에 더 깊이 들어가게 됩니다. 그런가 하면 초월적 은총을 위한 간절한 열망과 기도가 별 효험이 없을 때, 하나님이 나를 사랑하시고 나를 위한 놀라운 계획을 가지고 계신다는 신앙의 정체성이 흔들리게 될 때 환자는 불신앙의 세계로 나아가게 되기도 합니다.
병원은 전인적인 돌봄을 베푸는 곳입니다 - 서로 상반된 두 세계 사이에서 환자는 혼란스러워 합니다. 또한 그들이 당하는 아픔이 전인적인 아픔이기에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인 아픔을 호소합니다. 아픔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병원이 하는 일은 무엇입니까? 병원은 단지 환자들을 입원시키고, 진단하고, 치료하고, 퇴원시키는 일을 하지는 않습니다. 병원의 역할은 환자를 돌보는 일입니다. 돌봄이란 육체적 고통과 그 결과로 생기는 고통들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을 위해 그들의 고통뿐 아니라 고통의 배후에서 역사하는 심리적이고 정신적인 그리고 영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고 베푸는 것을 의미합니다. 고통 속에 있는 환자가 무슨 말을 하는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 내면에 있는 두려움과 불안이 무엇인지, 얼마나 슬프고 힘들고 어려운지, 그 모든 고통의 소리들을 대면하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돌봄은 부드럽지만 놀라운 힘이 있습니다. 돌봄 속에는 사랑과 이해와 함께함의 힘이 역사하기에 역설의 늪에 빠진 환자로 하여금 자신을 돌아보게 되고, 삶의 변화를 일으키게 할 수가 있습니다.
사랑하는 여러분! 이 세상을 섬기러 오신 예수님을 본받아 의료를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고, 육신의 질병을 치료하고 영혼을 구원하는 기독병원의 섬김의 정신을 회복하십시다. 기독병원의 핵심구호인 ‘하나님은 치유하고 우리는 돌본다’를 외치며 역설의 현장을 돌봄으로 대면하십시다. 반드시 생명을 살리는 귀한 역사가 일어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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